요즘 시간 날 때마다 조금씩 40×50 인쇄 십자수를 하고 있습니다.
처음 원단을 펼쳤을 때는 크기도 크고 색도 워낙 많아서 어디부터 시작해야 할지 한참 들여다봤던 기억이 납니다.
처음부터 순서를 정해서 해야 하나 싶기도 했지만, 막상 시작하고 나니 저는 정해진 순서대로 하기보다는 눈에 잘 들어오는 부분부터 하나씩 채워가는 방식이 더 편했습니다.
지금도 완성된 부분과 아직 도안만 그대로 남아 있는 부분이 섞여 있습니다.
이번에는 지금까지 실제로 작업하면서 어떤 식으로 수를 놓고 있는지 기록으로 남겨보려고 합니다.
처음부터 차례대로 수놓지는 않았어요

현재 작업 중인 작품을 전체로 펼쳐보면 진행 상태가 조금 독특합니다.
위쪽에는 꽃이 어느 정도 완성되어 있고 아래쪽 과일 부분도 수가 많이 놓여 있지만, 가운데에는 아직 인쇄된 기호가 그대로 보이는 부분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처음에는 한쪽 끝에서 시작해서 차례대로 내려가야 깔끔할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해보니 꼭 그렇게 할 필요는 없었습니다.
저는 그날 눈에 들어오는 부분이나 작업하고 싶은 색을 골라 수놓는 편입니다.
그래서 여기저기 먼저 완성된 부분이 생겼습니다.
보기에는 조금 정신없어 보여도 취미로 하는 십자수라 저는 이 방법이 오히려 부담이 적었습니다.
넓은 부분을 채우면 진행한 느낌이 확실해요

제가 작업하면서 특히 재미있었던 부분은 큰 꽃이었습니다.
분홍색과 빨간색 계열의 실이 많이 들어가는 부분인데, 처음에는 원단에 인쇄된 색과 기호만 보였습니다.
그 위에 하나씩 수를 놓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 꽃 모양이 훨씬 선명하게 나타납니다.
작은 칸을 여기저기 작업할 때는 한참 수를 놓아도 별로 달라진 것 같지 않은데, 이렇게 같은 계열의 색이 모여 있는 부분을 채우면 작업 전후 차이가 크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조금 지루해질 때는 넓게 이어진 부분을 찾아 작업하기도 합니다.
같은 분홍색처럼 보여도 실 번호는 달랐어요

멀리서 보면 꽃잎이 대부분 비슷한 분홍색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가까이에서 도안을 보면 서로 다른 기호가 섞여 있고 사용하는 실도 달라집니다.
처음에는 비슷한 색이면 크게 차이가 있을까 싶었는데 실제로 수를 놓아보니 진한 색과 연한 색이 섞이면서 꽃의 모양이 조금씩 살아나는 게 보였습니다.
이 작품처럼 색이 많은 인쇄 십자수는 눈으로 색만 보고 실을 고르기보다 원단의 기호와 실 번호를 확인하는 습관이 중요하다는 것도 작업하면서 느끼고 있습니다.
아래쪽 과일 부분도 조금씩 완성되고 있어요

꽃과 함께 아래쪽에 있는 과일 부분도 많이 진행했습니다.
빨간색, 주황색, 초록색처럼 색 차이가 확실한 부분이라 꽃을 작업할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특히 실제 실로 채워진 부분과 아직 인쇄 상태로 남아 있는 부분이 바로 붙어 있어서 차이가 확실하게 보입니다.
사진으로 남겨놓으니 더 잘 보이더라고요.
인쇄된 상태에서는 평평해 보였던 그림이 실로 채워지면서 조금씩 질감이 생기는 것도 십자수의 재미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가끔은 한 색만 계속하기 지루할 때도 있어요

현재 가장 많이 남아 있는 곳은 가운데 부분입니다.
작은 기호들이 여러 색으로 섞여 있어서 한 가지 실만 가지고 쭉 작업하기 어려운 부분도 많습니다.
이럴 때 한 색을 끝까지 찾아서 전부 수놓으려고 하면 저는 오히려 금방 지치더라고요.
그래서 어느 정도 작업하다가 지루해지면 다른 색으로 바꾸기도 하고, 아예 다른 위치로 이동하기도 합니다.
효율적인 방법인지는 모르겠지만 오래 취미생활을 하기에는 이 방식이 저한테 잘 맞았습니다.
십자수는 빨리 완성하는 것도 좋지만 하기 싫어져서 몇 달 동안 그대로 두는 것보다는 조금씩이라도 계속 손이 가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수를 놓은 곳과 안 놓은 곳을 비교하는 재미

이번 작품 사진을 찍으면서 가장 눈에 들어왔던 부분입니다.
한쪽에는 이미 실이 촘촘하게 들어가 있고 바로 위쪽에는 아직 숫자와 기호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작업할 때는 계속 가까이에서 보고 있어서 얼마나 진행됐는지 잘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원단을 펼쳐놓고 사진을 찍어보니 생각보다 많이 했더라고요.
아직 빈 공간이 훨씬 많지만 처음 시작했을 때와 비교하면 분명 그림이 달라졌습니다.
앞으로도 중간중간 전체 사진을 남겨놓으려고 합니다.
40×50은 역시 금방 끝나는 크기는 아니네요
작은 십자수라면 며칠 집중해서 완성할 수도 있겠지만 제가 하고 있는 40×50 작품은 확실히 다릅니다.
한 부분을 꽤 오래 작업했는데 전체를 펼치면 여전히 해야 할 곳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그래도 저는 이게 큰 작품의 매력인 것 같습니다.
오늘 조금 하고, 며칠 뒤 또 조금 하고 그렇게 채워나가다 보면 어느 순간 처음과 완전히 다른 모습이 되어 있을 테니까요.
지금은 위쪽 꽃과 아래쪽 과일이 어느 정도 모습을 갖춰가고 있습니다.
다음에는 아직 많이 남아 있는 가운데 부분도 조금씩 채워볼 생각입니다.
얼마나 걸릴지는 모르겠지만 완성될 때까지 중간 과정을 계속 남겨보겠습니다.
한 번에 완성하려고 욕심내지 않고 오늘도 한 땀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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